삭주공(휘 상추)의 『선산읍지』 

조선시대 읍지(邑誌)는 지역의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. 지금까지 그 내용이 전해오는 선산(善山)의 대표적인 사찬(私撰) 읍지는 인재(?齋) 최현(崔晛;1563~1640)선생이 1618년에 편찬한 『일선지(一善誌)』이다. 1601년에 경암공(휘 경임1569~1620)께서 편찬한 『숭선지』를 후대가 18세기에 필사한 것이 서울의 모 고문서 박물관에 있으나 그 내용은 공개되고 있지 않다. 그 뒤 20세기 초반까지 많은 관찬 및 사찬 읍지가 편찬되었고, 특히 사찬 읍지는 주로 인재 선생의 『일선지』를 추보하는 형태가 많다.

최근에 화림종중이 삭주공(휘 상추, 호 서산와. 1746~1829)께서 편찬하신 『善山邑誌』(선산읍지)를 공개하여 학계 뿐 아니라 구미시 등 관계자들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.

본 읍지의 크기는 가로 19.5cm, 세로 28.5cm이다. 앞·뒷면 표지를 제외하면 본문은 모두 131면이다. 앞면 표지에는 『善山邑誌』(선산읍지)로 기재되어 있으며, 뒷면 표지에는, 후대가 적은 것으로 보이는, ‘朔州公’(삭주공) 그리고 직접 쓴 글씨라는 의미인 ‘手書’(수서)가 병기되어 있다. 삭주공의 대표적인 저술인 『노상추일기』에는 읍지에 관련된 기록은 없으나, 삭주공의 아드님 휘 익엽(1771~1851)공이 찬술한 <西山窩公家狀>(서산와공가장)중에, “… 연세가 80세에 이르러서도 跛倚(파의;몸을 기댐)하시는 것을 보지 못했고, … 『一善誌』(일선지) 세 책을 연이어 저작하시어 ?翁(인옹:최현)의 남은 뜻을 보완하셨다. …”는 내용 등으로 보아, 『선산읍지』는 삭주공이 1825경에 편찬하신 것으로 보인다. 삭주공은 무관으로서 삭주부사·홍주영장·가덕진첨사 등 지방관이나 군영의 장을 역임하셨다. 이는 관직에서 은퇴 후 고향의 읍지를 편찬하게 된 경위를 설명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초로 보인다. 가덕진첨사 재임 시 발간된 『가덕진지』가 그 사례이다. 삭주공의 『선산읍지』는 인재(최현) 선생의 『일선지』의 목차와는 일정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. 이는 삭주공께서 지방의 수령과 군영의 지휘관을 역임하면서 느꼈던 중요한 부분들을 선별해 재배치한 것으로 보인다. 삭주공의 『선산읍지』에 적힌 호구, 군액(軍額;軍案) 등은 당시 선산의 인구와 군사의 현황을 여실히 보여준다. 이는 최현이 편찬한 『일선지』의 내용을 보완할 수 있는 대표적인 부분이다.

금년 중 구미시 성리학역사관에서 번역본이 발행될 예정이며, 이는 구미〈선산〉지역사 및 읍지 관련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.

노춘수(화림종중 삭주공 10대손)

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사학전공 박사과정